고 이재학 PD 사망사건과 관련해 전국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가 진상조사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는 2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무엇보다 청주방송은 보도와 제작기능이 핵심인 지역의 기간 방송사”라면서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실체적 진실에 다가서는 일에 한 치의 망설임도 있어선 절대 안 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는 “조속한 진상조사위원회 가동을 촉구한다”면서 “고인이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1심 재판에 내놓은 근거와 주장들을 모두 조사해서, 그가 유서에서 밝힌‘누가 무엇을 부정했고, 거짓을 말했는지’철저하게 가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진술서를 작성한 이들을 회유하거나 강요했다는 의혹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면서 “이런 진상규명을 통해, 故 이재학PD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엄중 문책하고, 범죄 혐의가 있을 경우엔 사법 당국에 고발 조치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는 “만약 소나기만 피하자는 식의 땜질식 처방을 내 놓는다면 전 국민적 공분을 피할 수 없을 것이고 노동조합도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진상조사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하라
“억울해 미치겠다. 모두 알고 있지 않을까? 왜 그런데 부정하고 거짓을 말하나...뒤통수를 맞았다...억울하다”동료였던 이재학 PD가 우리 곁을 떠나며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억울하다’라는 말이 자꾸 귓가에 울려 퍼진다. 우리에게 이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소리로 들린다.
그렇다. 이번 사태 해결은 바로 故 이재학 PD의 억울함이 무엇인지 규명하고, 명예를 회복하는 데서 시작한다.
고인은 1심 재판에서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미디어 관련 매체들은‘꼬리로 몸통 흔든 재판부’라며 방송 현실에 무지한 재판부를 질타했고 노동 관련 전문가들과 단체들도 같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청주방송의 지시를 받았고, 보조금 업무라는 회사의 이익창출과도 직결되는 일을 할 정도로 중추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그런 그를 모두‘이재학PD’로 불렀지 않았나? 이제 이재학PD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모든 요구를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
무엇보다 청주방송은 보도와 제작기능이 핵심인 지역의 기간 방송사다. 보도는 여러 사실들을 토대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 하물며 그는 우리의 동료였다.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실체적 진실에 다가서는 일에 한 치의 망설임도 있어선 절대 안 된다.
때문에 노동조합은 조속한 진상조사위원회 가동을 촉구한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재판 결과를 뛰어 넘어야 한다. 고인이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1심 재판에 내놓은 근거와 주장들을 모두 조사해서, 그가 유서에서 밝힌‘누가 무엇을 부정했고, 거짓을 말했는지’철저하게 가려내야 한다. 또 진술서를 작성한 이들을 회유하거나 강요했다는 의혹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이런 진상규명을 통해, 故 이재학PD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엄중 문책하고, 범죄 혐의가 있을 경우엔 사법 당국에 고발 조치도 해야 한다. 한 점의 의혹도 남겨서는 안 된다. 의혹은 불신으로 이어지고 불신이 쌓이면 회사를 존폐 위기로까지 몰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진상조사에 앞서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꼬리 자르기’의혹도 제거해야 한다. 유족들이 가해자로 의심하고 있는 대상자 전원을 피해자와 분리시키기 위한 대기발령 등의 안을 즉각 수용하라. 사내외에서 국장 전원 보직사퇴에 대해 진정성과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내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해당 관련자 모두는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유족들은 2017년 노무컨설팅 자료 공개와 직장 내 괴롭힘 중단, 가해의혹 인사들의 자택대기발령, 회장의 유족대면 공식사과를‘3대 즉각 조치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회사는 성실한 자세로 요구 사항들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세부 실천 계획도 제시해야 한다. 실천 계획은 사태 해결의 로드맵이 될 것이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방송노동환경의 문제점을 인정하며, 청주방송에 대한 근로감독 가능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외부에서 수술의 칼날을 들이대기 전에 아픈 환부를 스스로 도려내는 제도개선위원회도 즉시 가동해야 한다.
회사가 제반 조건들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받아들일 때 유족의 용서를 구할 기회가 생길 것이며, 지금까지 모든 문제를 야기 시킨 법적 다툼에서 모두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조합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법적 대응’은 절대 해결의 수단이 될 수 없음을 강조한다. 법적 대응은 회사를 사분오열시켜 파멸에 이르게 하는 악수라는 점을 명심하라.
회사 측에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현재 프리랜서라는 불법적이고 기형적인 고용형태를 영원히 퇴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즉각 나서라. 만약 소나기만 피하자는 식의 땜질식 처방을 내 놓는다면 전 국민적 공분을 피할 수 없을 것이고 노동조합도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2020. 2. 20
전국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