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희칼럼] 사회적 약자 편이 되는 충북언론이 되어달라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뉴스 | 입력: 2023-09-26 | 작성: 안태희 기자

 

 

지난 주말 우연히 한 편의 영화를 봤다. 몇 해 전,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수많은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던 영화! 그리고 그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스포트라이트.


미국 가톨릭 교단의 아동 성범죄 논란을 보도한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 팀에 소속된 기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그동안 금기시 되었고, 조직적 은폐 속에서 피해자는 있으나 실체는 베일에 싸여 있던 사건이 미국의 한 언론 기자들의 십여 년간 끈질긴 취재와 보도로 진실이 드러나고, 사건이 재조명되는 스토리였다. 영화는 감정에 치중하기 보다는 취재 과정을 더 사실적으로 그려 냉정하게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기에 충분했다.


밀도 있는 연기를 펼친 영화는 많은 수상의 영예를 안겨주었고, 실화의 주인공인 보스턴 글로브지의 스포트라이트 팀은 언론의 최고 영예라 불리는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지역사회의 견고한 권력 카르텔을 넘어서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시민들의 다수, 신문 구독자의 다수가 같은 종교였고, 권력의 비호 아래 법원 기록마저 비공개 상태였다.


기자들은 발로 뛰며 피해자를 설득하여 사례를 찾아내고, 마침내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지키며 성역 없는 사실 보도를 통해 진실을 세상에 알려냈다. 진실의 힘이, 언론의 순기능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만 이 사건의 후폭풍은 대단했다. 영미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범죄 논란이 수면위로 떠올랐고, 종교개혁을 위한 과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스포트라이트 영화의 한 장

 

흔히 시민단체는 빛과 소금에 비유된다. 한 사회가 썩지 않고 정도를 걷기 위해 시민단체의 사명과 역할로 비유되는 말이다.

 

반면 언론은 공기에 비유된다. 공기 없이 살 수 있는가? 언론의 역할은 우리 사회에서 그만큼 중요하다. 뉴미디어 시대라 불리며 매체가 다양해지고,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언론의 힘은 대단하며, 영향력 또한 크다.

 

지역 언론은 공공성을 가진 기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주민과 가장 밀접하게 밀착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 언론이 건강해야 지역사회도 건강할 수 있다는 공식이 성립되기도 한다. 순기능 측면에서 보면 시민단체와 유사한 기능도 있다. 지역 언론은 그동안 사실보도를 통해 지역사회의 뾰족한 회초리 같은 감시자 역할을 해왔고, 힘없는 서민들의 대변자가 되기도 하였다.


시민사회의 성명이나 논평은 지역 언론의 사실보도를 바탕으로 한 경우가 많다.


또한 언론은 시민단체가 생산한 정보와 정책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지역사회에 확산하는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이렇게 큰 틀에서는 지역 언론과 시민단체가 유사한 역할을 하지만, 더 세분화된 역할에서는 시민단체가 도움을 받고 있으며, 공생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그동안 지역시민운동을 해오면서 충북언론의 순기능에 대해서는 많은 경험을 했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번 오송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서도 다양하고 발 빠른 보도가 전혀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자치단체와 달리 사실을 파악하고 내용을 인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고, 수사가 진전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물론 가야할 길이 아직 멀기에 지역 언론의 역할과 관심은 지속되어야 한다.


끝으로 충북언론에 바람을 전하고 싶다평소 아침 루틴 중에 하나는 출근과 동시에 지역신문을 정독하는 것이다. 지역방송 뉴스도 가능한 빼놓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과정에서 아쉬움은 뉴스 내용이 너무 비슷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당연할 수 있지만, 통신사의 기사를 똑같이 받거나, 가끔은 자치단체의 보도 자료를 옮겨 놓은 것 같은 기사도 마주한다.

 

사실보도가 중요하지만 전달내용의 진실이 조금은 다르고 비판할 여지가 있지만 아쉬울 때가 종종 있다.

 

또한 사회적 약자 편이 되어주시길 부탁드린다.

 

코로나19로 침묵했던 3년이 지나고, 3고 시대가 도래했다. 기후재난까지 겹치며 서민들은 훨씬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양한 사회적 약자가 겪고 있는 어려움들에 대한 탐사보도가 많아졌으면 좋겠다이를 통해 자치단체 역할을 꼬집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견인하는 충북언론을 기대한다.

 

<이 칼럼은 사단법인 충북언론인클럽이 발간한 '충북언론' 제3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