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온상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는 국가대표 진천선수촌 입구 모습./뉴시스국가대표 진천선수촌이 개촌하자마자 성폭행과 뇌물수수 등 각종 범죄행위의 장소로 사용되면서 ‘범죄의 온상’이 된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2017년 9월 꿈의 개장...그러나
국가대표 진천선수촌은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요람으로 기대를 모으며 지난 2017년 9월 공식개장했다.
2009년 건립을 시작한지 10년만에 공식개장한 진천선수촌은 세계 최대규모의 종합훈련선수촌이다.
총 공사비만 5130억원.태릉선수촌의 3배나 되는 159만4870㎡에 8개동의 숙소, 21곳의 훈련시설로 구성돼 있다.
문 대통령 방문 전날에도 폭행당한 심석희 선수
선수나 국민에게 꿈의 훈련장으로 주목받던 진천선수촌은 개장하자마자 그 민낯을 드러내면서 국민들의 걱정거리가 되기 시작했다.
2018년 1월 16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 당시 조재범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해 선수촌을 이탈했다가 복귀했다.
지난해 1월 17일 진천선수촌을 찾은 문대통령과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 모습. 전날 폭행을 당한 심석희 선수는 참석하지 않았다.심 선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진천선수촌을 방문하기 전날에도 조 전 코치에게 무참히 폭행당하면서 “이러다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해 큰 충격을 주었다.
심 선수를 폭행한 조 전 코치는 지난 달 30일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문성관 부장판사)로부터 상습상해 등의 혐의에 대해 1심의 징역 10월보다 형량이 늘어난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선수는 몰카촬영, 직원들은 뇌물수수
또한 진천선수촌 수영장 여자선수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기소된 전 국가대표 남자 수영 선수가 지난 달 열린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수원지법 형사항소6부(김익환 부장판사)는 정모(27)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정씨는 2009~2013년 여섯 차례에 걸쳐 경기도의 한 체육고교와 국가대표 진천선수촌의 여자 수영선수 탈의실에 만년필 형태의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여자 선수들의 탈의 장면을 촬영한 혐의로 지난 2016년 11월 기소됐다.
2016년 8월 30일 진천선수촌 수영장 여자 탈의실 몰래카메라 설치 사건과 관련, 외부 보안업체 직원들이 몰래카메라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뉴시스이런 사건들이 발생하던 시점에 진천선수촌 직원들은 업자로부터 수시로 뇌물을 받고 있었다.
지난 해 12월 A(42)씨 등 진천선수촌 직원 3명은 선수촌 통신시설 유지보수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발주하면서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15년 12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업자로부터 회식비 등의 명목으로 30만~50만원씩 총 14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점입가경’ 성폭행까지
범죄의 끝판왕인가, 점입가경인가.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7일 조재범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조 전 코치는 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체대 빙상장 등 7곳에서 심 선수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가 1월 2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심석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 폭행 등 사건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받기 위해 호송차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경찰은 심 선수가 고소장에서부터 4차례에 걸친 피해자 조사에서 한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돼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 이처럼 범행 일시와 장소를 특정했다.
지난 달 25일에는 여자친구를 진천선수촌에 데리고 들어가 하룻밤을 보낸 남자 기계체조 국가대표 선수가 적발되기도 했다. 아무도 모르고 넘어갈 뻔했지만, 해당 여성이 SNS에 사진을 올리는 바람에 들통났다.
지난 해 10월에는 음주가 엄격히 금지돼 있는 국가대표 선수촌 내부에서 밤마다 몰래 술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