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B와 소송중이던 비정규직PD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4년차 프리랜서 이 모 전PD...유족 “고인의 억울함 풀겠다”
   
뉴스 | 입력: 2020-02-05 | 작성: admin@admin.co.kr 기자

 

14년차 비정규직 PD였다가 회사측과의 소송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CJB 이모 전 프리랜서PD의 빈소가 차려진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에 5일 유족이 빈소를 지키고 있다. 

 

  

14년간 CJB청주방송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부당해고됐다면서 회사측과 소송을 벌이던 전 프리랜서 PD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

 

5일 유족에 따르면 CJB 이모(38) 전 프리랜서 PD4일 저녁 6시쯤 자신이 거주하는 청주시 상당구의 한 아파트 지하에서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의 빈소는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6일 오전에 치러질 예정이다. 빈소에는 전현직 동료들이 통곡을 하면서 비통해하고 있으며, 유족들도 슬픔에 싸여 있다.

 

유족측은 이 전 PD가 재판과정에서 느낀 배신감, 재판결과에 대한 억울함을 유서에 호소했다면서 그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동생 이모씨는 형이 재판과정 뿐만 아니라 재판결과에 대해서도 크게 억울해했다면서 제대로된 재판도 아니며, 그렇다고 회사측이 잘못이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회사측의 잘못을 공론화해 형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유족측은 변호사와 상의해 앞으로 대응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씨는 지난 2018년 5월 회사측에 임금을 올려달라고 말한 직후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됐으며, 이후 그 해 9CJB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과 부당해고된 날로부터 복직할 때까지 월 300만원의 급여를 지급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청주지방법원은 소송이 제기된지 1년이 훨씬 지난 최근 이씨에게 패소판결을 내렸고, 그에 따른 심적 고통을 크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에서 만난 한 동료직원은 PD14년간 성실하게 정규직처럼 일했지만, 보수나 처우는 그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면서 이런 현상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 친척은 "형님은 항상 진중했고, 책임감이 강했던 분인데 이렇게 갑자기 세상을 뜨다니 믿을 수 없다"고 슬퍼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해 ‘‘임금인상말했다 쫓겨난 청주방송 ‘14년차프리랜서제하의 기사에서 프리랜서 PD가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CJB 회장의 교회 장로취임식을 촬영하는 등 방송사 간부들이 그를 십수년간 사적으로 이용했다고 보도하는 등 CJB의 고용행태에 대한 기사를 잇따라 내보냈었다.

 

미디어오늘은 일주일에 2~3일씩 밤을 새우며 14년 일한 이 전 PD'인건비를 올려 달라'고 요구한 지 며칠 만에. 기획제작국 하아무개 국장은 요구를 듣자마자 '그만둔다는 말로 듣겠다'며 소리쳤고 며칠 뒤 모든 프로그램에서 이씨를 하차시켰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CJB관계자는 재판결과를 떠나 이 전 PD가 안타까운 선택을 한데 대해 도의적으로 무거운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오늘 중으로 조문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