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죽을 때까지 충북청주FC] “충북에는 제대로 된 프로스포츠 생태계가 없는가”

① 프로스포츠 소외의 섬 충북-프로야구 홈경기마저 사라졌다
   
뉴스 | 입력: 2026-10-06 | 작성: admin@admin.co.kr 기자

 

 

[편집자주]

 

충북청주FC가 창단 4년째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성적과 관중, 재정과 시설, 지방비 지원을 둘러싼 과제는 여전히 무겁습니다. 특히 현재 지원협약이 2027년까지인 만큼 앞으로의 시간은 충북청주FC가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을지, 또 하나의 실패한 프로스포츠 실험으로 남을지를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미디어태희는 기획시리즈 <죽을 때까지 충북청주FC>를 통해 한 구단의 성적을 넘어 충북 프로스포츠의 현실과 구조를 들여다봅니다. 국내 시민구단과 일본 J리그 현장을 직접 취재하고, 충북청주FC가 시민들이 단순히 응원하는 팀을 넘어 ‘없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팀’이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기획기사는 기사 5편, 영상 3편, 숏폼 6편으로 구성됩니다.

 

① 프로스포츠 소외의 섬 충북-프로야구 홈경기마저 사라졌다./10월 6일

② 충북청주FC는 누구의 구단인가-예산·수입·관중·후원 분석./10월 13일

③ 시민·도민구단의 성공과 한계-광역연고와 공동지원의 현실(강원FC, 충남아산FC)/10월 20일

④ 일본 J리그는 어떻게 지역의 일상이 됐나(아비스파 후쿠오카· 사간 도스 취재)/10월 27일

⑤ 충북청주FC가 ‘한국의 선덜랜드’가 되기 위한 5대 제안/11월 3일

 

프로야구마저 떠난 충북 프로스포츠의 ‘위기’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고 있는 청주야구장 전경./미디어태희 

 

충북의 프로스포츠 기반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한때 청주야구장을 뜨겁게 달궜던 한화이글스의 청주 홈경기는 사실상 중단됐고,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가 청주를 연고로 활동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지역에서 직접 접할 수 있는 프로스포츠의 폭은 여전히 넓지 않습니다.

 

한화이글스 사례는 경기장과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 팬과 지역사회의 관심,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얼마나 빨리 ‘공든 탑’이 무너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023년 K리그2에 참가한 충북청주FC가 갖는 의미는 축구 한 종목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충북청주FC 엠블럼

 

시민들이 자기 지역의 이름을 달고 뛰는 프로선수를 직접 보고 경기장에서 ‘청주’와 ‘충북’을 외치며 같은 팀의 승패에 함께 웃고 아쉬워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프로스포츠 공간이라는 점에서, 충북청주FC의 존속과 성장은 충북 프로스포츠 전체의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충북청주FC 팬인 연형모 청주연흥상사 대표는 “사실 청주에서 지금 마땅한 프로 스포츠를 즐길 만한 것이 없다”며 “프로야구단은  사실상 철수를 한 상태이고, 프로여자농구단 그리고 남자 핸드볼 팀이 있는데 남자핸드볼 팀은 거의 아무도 기억을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팬들 “충북청주FC는 지역의 문화자산” 

 

충북청주FC 서포터즈들의 응원 모습./미디어태희

 

그러나 지역에 프로축구단이 있다는 것 자체가 충북의 새로운 문화적 자산이고, 지켜야 할 충북의 버팀목이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충북청주FC 팬인 연형모 사장./미디어태희

 

연형모씨는 “사실 경기력으로 본다면 올해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이 주말에 여가 활동 활발하게 참여를 해서 응원을 할 수 있고,  충북과 청주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구단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충북청주FC와 상생을 바라는 지역상권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홍경표 청주성안길상점가회장./미디어태희 

 

홍경표 청주성안길상점가회장은 “홈경기 때 성안길을 방문하는 원정 응원단, 우리 서포터즈들을 종종 볼 수 있다”며 “청주의 홍보 내지는 우리 성안길에 매출 증대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홍 회장은 “구단이 성안길상인회하고 협약을 맺어 관중들에게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방안등을 마련한다면 서로 상생하는 구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충북청주FC 4년, ‘지원이 먼저냐, 성과가 먼저냐’ 되풀이

 

충북청주FC 선수들./충북청주FC 제공 

 

그러나 안타깝게도 본격지원 4년차를 맞은 올해까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논쟁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충북도와 청주시는 충북청주FC 창단 및 운영지원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후 2023년부터 2027년까지 각각 연간 20억원씩 모두 40억원의 운영비를 지원하는 기본 틀을 마련했습니다.

 

운영주체는 주식회사 충북청주프로축구단이고, 대표이사는 김현주 SMC엔지니어링 대표입니다.

 

텅빈 서포터즈 응원석(동그라미안). 최근 경기장 노후화로 낙하물 위험 때문에 출입이 통제됐다. 서포터즈들은 골대 뒤쪽으로 옮겼다./미디어태희

 

먼저, 공적지원이 적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경기장 환경의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하게 제기되어 왔습니다.

 

지난 2023년 정재우 의원은 청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비와 도비 각각 20억원인 지원규모가 다른 시민구단과 비교해 적은 편"이라고 지적하면서 "창단 첫해 성적과 유료관중 실적 등을 고려해 장기적인 추가지원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2024년에는 김영근 청주시의이 다른 K리그2 시·도민구단과 비교한 재정격차를 거론하며 지방비 지원 확대를 촉구했고, 특히 가변석 설치 등 경기장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루이 퀸타 충북청주FC 감독.

 

반면, 지방비 지원의 적절성을 따지는 시각도 있습니다. 

 

2024년 정연숙 청주시의원은 창단 당시 지방비 40억원과 구단 자체재원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 있었는데 불과 2년 만에 지방비 지원을 50% 확대하는 것이 적절한지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지난 해 박재주 충북도의원은 충북도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단순히 예산이 부족하다는 설명에 그치지 말고 실제 경기력과 구단 운영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4년간 지방의회에서 나온 주장들을 종합하면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입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투자가 먼저인가, 아니면 더 많은 공적지원을 받기 전에 구단이 성과를 증명하는 것이 먼저인가.”

 

구단 “경쟁할 조건부터 만들어달라” 하소연


충북청주FC 홈경기를 보고 있는 김현주 대표이사의 뒷모습. 김 대표는 항상 VIP석이 아닌 일반석에서 경기를 지켜본다./미디어태희

 

충북청주FC에 대한 충북도와 청주시의 지원협약 기한은 2027년까지로, 그 이후는 그동안의 구단 운영성과를 놓고 추가지원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합니다.

 

만일 지금까지 구단 운영의 가장 중요한 재정기반이었던 도비와 시비 지원이 기존 협약상 일단 종료된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충북청주FC측은 지금처럼 제한된 예산으로는 경쟁력 있는 선수와 충분한 선수층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김현주 충북청주FC 대표이사./미디어태희 

 

구단측은 선수단 연봉이 리그 팀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적고, 노후된 청주종합경기장, 전용 클럽하우스가 없는 선수단 환경이 성적과 관중 확대를 가로막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김현주 충북청주FC 대표이사는 “지원이 부족해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관중과 기업후원이 줄면서 다시 투자 여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며 “다른 K2 구단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투자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프로축구 생태계 조성 힘써야

 

미디어태희와 인터뷰하고 있는 이장섭 청주시장(오른쪽)./미디어태희

 

무엇보다 창단4년을 맞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북유일 실외 프로스포츠에 대한 생태계를 확실하게 조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참에 충북청주FC의 존재 이유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마무리하고, 보다 심화된 생태계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명예구단주’인 이장섭 청주시장의 문제의식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 시장은 “이제 창립 초기에는 이제 시민들이 시민구단적 성격까지 부여해 가면서 풀어 갔는데, 최근에 소유 문제부터 시와 도가 어떤 근거를 가지고 지원을 하느냐에까지 좀 정리돼야 될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시장은 “지금은 시민구단이 아니고 특정 기업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제도 정비도 좀 필요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시민들의 마음을 사는 작업들이 필요하고, 창단 초기처럼 어떤 붐업을 해야 되는 상황들이 우선 아니겠는가 생각한다”고도 했습니다.

 

충북청주FC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이상식 충북도의회 의장./미디어태희 

 

이상식 충북도의회 의장도 "이제 최대 이슈가 된 게 이게 시민구단이냐 개인 구단이냐 이제 이런 논쟁이 있다”며 “그런 것에 대해 명확하게 설정을 하지 않으며 도민들한테 동의를 얻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의장은 “충북청주FC가 가지고 있는 순기능적인 것들이 굉장히 크다”며 “도민 전체에 대한 어떤 그 문화적 혜택 그리고 어떤 그 단합의 그런 그 근거가 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충북청주FC가 가지고 있는 역할들은 상당히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충북도의회는 조만간 구단의 존재이유와 가야할 방향 등에 대해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기다리면서 신뢰를 보여주자"고 당부하는 임은성 청주시의회 의장(오른쪽)./미디어태희 

 

반면, 이제 겨우 4년된 구단에게 당장 성과를 내놓으라고 재촉하지 말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지원과 지지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강력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임은성 청주시의회 의장은 “몇 년을 했다고 금방 이게(성적등이) 변하겠나”며 “기다려주면서 신뢰를 보내면 거기에 상응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임 의장은 “좋은 선수를 영입하려면 당연히 돈이 더 들어간다"며 "그렇지 않을 거면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되고, 기왕 했으면 잘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용한 충북지사./자료사진

 

또 한 명의 '명예구단주'인 신용한 충북지사는 "충북청주FC는 2023년 창단한 지역연고 프로축구단으로, 도민들의 스포츠 향유 기회 확대와 지역축구 발전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관중 확대를 위한 다양한 홈경기 이벤트 개최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우수선수 영입 등 구단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 지사는 “내년까지는 기존 협약에 따른 지원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이후에는 도의 재정여건, 구단의 자립 노력과 성과, 지역사회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방향을 결정하겠다”며 "앞으로 도민에게 사랑받고 지역사회와 홤께 성장하며, 자생력을 갖춘 구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홈경기에 앞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충북청주FC 선수./미디어태희

 

프로야구단도 외면한 충북과 청주. 

 

명실상부한 충북을 대표한 프로스포츠의 생태계를 확고히 할 지에 대한 충북도민과 청주시민의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2026년 목적지정형 공익광고(콘텐츠) 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