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프로스포츠 소외의 섬 충북-프로야구 홈경기마저 사라졌다.
② 충북청주FC는 누구의 구단인가-예산·수입·관중·후원 분석.
③ 시민·도민구단의 성공과 한계-광역연고와 공동지원의 현실(강원FC, 충남아산FC)
④ 일본 J리그는 어떻게 지역의 일상이 됐나(아비스파 후쿠오카· 사간 도스 취재)
⑤ 충북청주FC가 ‘한국의 선덜랜드’가 되기 위한 5대 제안/11월 3일
[미디어태희]
충북청주FC가 창단 4년째를 맞았습니다.
그동안 충북청주FC는 프로축구 불모지에 가까웠던 충북에 K리그 구단을 만들었다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합니다.
충북도와 청주시가 체결한 구단 운영지원 협약은 2027년까지입니다.
그 이후에도 지방비를 지원할 것인지, 지원한다면 어느 정도 규모로 할 것인지, 또 구단에는 어떤 성과와 책임을 요구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단순히 ‘세금을 더 지원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넘어 충북청주FC를 어느 수준의 구단으로 만들 것인지부터 합의해야 합니다.
<미디어태희>는 이번 기획시리즈를 통해 충북 프로스포츠의 현실과 충북청주FC의 성적·재정·관중·시설을 분석하고 충남아산FC와 강원FC, 일본 사간 도스와 아비스파 후쿠오카 등의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이를 토대로 충북청주FC가 지속 가능한 프로구단으로 성장하기 위한 5대 제안을 제시합니다.
① 신뢰를 구축하자
지난 7월 6일 충북청주FC 홈경기 개막식에서 명예구단주로 위촉된 신용한 충북지사(왼쪽)와 이장섭 청주시장. 그 옆은 김현주 구단주다./충북청주FC 제공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신뢰 구축입니다.
충북청주FC는 2027년 전력 강화, 2028년 플레이오프권 진입, 2029년 K리그1 승격 도전이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민과 시민, 구단과 자치단체의 신뢰구축이 먼저 되어야 합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식의 논쟁이 지속되고, 구단과 자치단체간의 불협화음이 살아있으면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만 남길게 분명합니다.
충북청주FC 선수들./충북청주FC 제공
이미 4년이 지난 시점에서 자치단체의 지원이 중단되거나 감축된다는 것은 프로스포츠 구단을 버리겠다는 의미로, 구단이 자치단체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것은 시민들과 담을 쌓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특히 충북청주FC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 이장섭 청주시장과 이상식 충북도의회 의장 등의 결심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현주 구단주의 ‘마이웨이식’ 운영과 편중된 대외활동에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상조 청주시의원 자료사진.
이에따라 충북청주FC가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프로축구단으로 성장하기 위한 신뢰기반을 다시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이상조 청주시의원은 “충북청주FC가 외부에서는 운영이 폐쇄적이라는 평가가 많다”며 “시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구단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② 선수단에 과감히 투자하자
자료=대한프로축구연맹
충북청주FC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선수단에 대한 투자 부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5년 충북청주FC 선수단 연봉 총액은 약 29억5000만원으로 K리그2 하위권이었습니다.
같은 시·도민구단인 충남아산FC는 약 66억6000만원이었습니다. 충북청주보다 약 37억원 많았습니다.
K리그1 강원FC의 선수단 연봉도 90억원을 넘었습니다.
자치단체 지원을 받는 구단 대상./
자료=나라살림연구소등
충북청주FC는 K리그1 승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선수단 인건비가 최소 60억~80억원 수준은 돼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의 두 배 이상입니다.
물론 선수단 연봉을 단기간에 두 배 이상 늘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2029년 K리그1 승격을 목표로 한다면 앞으로 3년 동안 단계적으로 선수단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김현주 충북청주FC 대표이사는 “프로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단순히 한 구단에 주는 비용으로만 볼 게 아니라 도시 마케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③ 기업후원과 자체수입을 키우자
2025년 충북청주FC 수입지출현황./충북청주FC 제공
선수단 투자를 늘리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공적투자를 늘리는 동시에 구단 스스로 돈을 버는 힘도 키워야 합니다.
충북청주FC의 2025년 총수입은 약 110억3000만원이었습니다.
자체수입은 2023년 약 32억3000만원에서 2025년 약 50억3000만원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입장수입과 상품매출을 합쳐도 약 5억2000만원으로 전체 수입의 5%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관중이 늘어나 티켓을 사고, 유니폼과 굿즈를 사고, 다시 경기장을 찾는 수익구조는 아직 충분히 만들어졌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청주종합운동장 충북청주FC 후원기업 간판들./미디어태희
기업후원 확대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일본에서 취재한 아비스파 후쿠오카는 2025년 후원기업이 1081곳에 달했습니다.
단순히 기업 몇 곳의 대규모 후원을 받는 것을 넘어 많은 기업이 크고 작은 방식으로 프로구단과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충북청주FC도 지역기업이 광고판에 회사 이름을 올리는 수준에서 벗어나 기업의 마케팅과 사회공헌, 구단의 팬층을 연결하는 새로운 후원상품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최상천 청주상공회의소 사무처장은 “구단 후원이 단순히 광고판에 회사 이름을 넣는 수준이라면 장기적으로 참여하기 어렵다”라며 “기업 매출이나 이미지 개선, 지역사회 공헌과 연결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원광희 청주시정연구원장.
청주특례시 추진도 이런 측면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충북 최대도시인 청주의 규모에 맞는 스포츠 브랜드를 만들고 홈경기를 성안길과 육거리시장, 문화제조창 등 상권·관광시설과 연계하는 방식입니다.
경기 티켓을 제시하면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할인하고, 경기장과 지역상권을 묶은 상품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고향사랑기부제와의 연계도 생각해볼 만합니다.
충북이나 청주에 고향사랑기부금을 낸 사람들에게 경기 관람권이나 구단 상품 등을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원광희 청주시정연구원장은 “프로스포츠가 활성화된다면 그 지역의 도시 브랜드가 향상될 수 있다”며 “이제 지역사회하고 같이 활성화시킬 수 있는 노력들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④ 전용경기장과 클럽하우스 만들자
인구 7만여명의 일본 사가현 도스시의 축구전용경기장 모습./미디어태희
프로축구단의 경쟁력은 선수단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훈련하고 생활하는 선수에게도, 돈을 내고 경기장을 찾는 팬에게도 제대로 된 시설이 필요합니다.
충북청주FC는 아직 전용 클럽하우스와 선수단 숙소가 없습니다. 선수 숙박 등에 매년 약 5억5000만원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전용 클럽하우스를 만들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숙박비 일부를 줄일 수 있고 야간훈련과 선수들의 회복관리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홈구장인 청주종합경기장의 문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관중석과 그라운드 사이에 육상트랙이 있어 축구경기의 몰입도가 떨어지고 주차와 편의시설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가변석 확대 등을 통해 관중과 선수들의 거리를 줄이는 단기 대책부터 검토해야 합니다.
충남아산 홈경기장의 가변석(왼쪽)과 강원FC 홈구장 가변석./미디어태희
임은성 청주시의회 의장은 ”좋은 선수를 영입하려면 당연히 돈이 더 들어간다"며 "그렇지 않을 거면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되고, 기왕 했으면 잘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약 1만석 규모의 밀도 높은 축구 관람환경을 만드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축구전용구장 또는 기존 청주종합경기장의 축구전용화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청주종합운동장 모습./미디어태희
가변석 확대와 주차·편의시설 개선, 기존 경기장의 축구전용화 가능성, 장기적인 전용구장 신축을 단계별로 검토해야 합니다.
클럽하우스는 경기장보다 먼저 추진해야 합니다.
매년 비용이 발생하고 있고 선수단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선수단 투자가 ‘사람에 대한 투자’라면 경기장과 클럽하우스는 구단의 기반을 만드는 투자입니다.
⑤ 충북 11개 시·군의 팀으로 육성하자

충북청주FC의 운명을 쥐고 있는 4인. 왼쪽부터 이상식 충북도의회 의장, 임은성 청주시의회 의장, 신용한 충북지사, 이장섭 청주시장./미디어태희
마지막 제안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과제입니다.
충북청주FC라는 이름에는 ‘충북’과 ‘청주’가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충주와 제천, 음성, 진천, 괴산, 옥천, 영동, 보은, 증평, 단양의 주민들도 이 팀을 ‘우리 팀’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이름에 ‘충북’을 붙였다고 도민구단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구단이 직접 충북으로 나가야 합니다.
충북 11개 시·군에서 순회 팬미팅과 학교 축구교실을 열고 선수들을 만날 기회를 늘려야 합니다.
홈경기마다 ‘충주 DAY’, ‘제천 DAY’, ‘진천 DAY’ 등 시·군별 팬데이를 운영하고 해당 지역 주민을 초청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일본 도스시 거리의 축구공 조형물./미디어태희
지역 특산품과 관광홍보, 축제를 홈경기와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원광희 청주시정연구원장은 “원주의 팔십노인도 홈팀 농구단의 외국인 이름까지 다 알 정도로 관심이 많다고 한다”며 “우선 청주시민뿐만 아니라 충북청주FC이기 때문에 충북의 도민들이 많이 좀 경기장을 찾아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충주에서는 사과, 영동에서는 와인, 괴산에서는 고추처럼 각 지역을 대표하는 콘텐츠를 홈경기 안으로 끌어오는 방식입니다.
충북 각 지역에서 청주 홈경기로 오는 원정버스를 운영하고, 지역축제에 선수와 구단이 직접 참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죽어도 선덜랜드' 포스터.
일본의 경우 프로축구단은 경기장에서만 존재하지 않았고, 역과 상점, 지역행사, 시민들의 옷과 가방에서도 구단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충북청주FC 역시 관중 몇 명을 더 모으는 것을 넘어 충북청주FC를 자기 지역의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얼마나 많이 만들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신용한 충북지사는 “충북청주FC는 도민들의 스포츠 향유 기회 확대와 지역축구 발전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관중 확대를 위한 다양한 홈경기 이벤트 개최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우수선수 영입 등 구단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2026년 목적지정형 공익광고(콘텐츠) 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