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규 청주시새마을회장 박연규 청주시새마을회장이 최근 적지 않은 후유증을 앓고 있다. 체중도 3kg이나 빠졌다.
다이어트를 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지난 달 28일부터 2일까지 3박5일간 라오스 비엔티안 인근 논사완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하고나서 풍토병에 걸려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박회장의 얼굴에는 보람과 기쁨이 넘쳐났다. 고생한 사람 얼굴답지 않게.
박회장의 얼굴빛이 좋은 것은 청주시새마을회가 라오스 봉사활동에서 남다른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청주시새마을회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3년동안 라오스 비엔티안 인근 논사완마을의 교육환경 개선사업을 하고 있다.
달라진 것은 봉사단원 34명이 진짜로 봉사를 한 것이다. 기존의 일부 단체들은 봉사활동을 한다면서 성금 일부만 지급하고, 봉사활동 시늉만 한뒤 관광일정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써놓고 오는 사람도 있었다.
논사완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청주시새마을 봉사단원들. / 청주시새마을회박 회장은 ‘이래서는 안된다’라고 결심했다.
박 회장은 6월과 8월 두차례나 현지를 답사해 현지주민과 교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학교건물도색 책걸상보수, 수돗가·세면장바닥 및 화장실, 인도시멘트포장공사, 소각장설치, 배수로흄관공사, 작은도서관설치, 야외휴게소와 운동장정비사업등이 선정됐다.
그리고 이번 방문에서 봉사단원들은 자비 20만원씩을 내면서 5일간 무더위와 싸우며 계획했던 일을 해냈다.
박 회장은 “봉사단원인 회원들의 반발을 걱정했지만 기우였다”면서 “진정한 봉사를 하고 난뒤 보람을 갖고 돌아온 회원들에게는 자긍심이 가득했다”고 회고했다.
만 80세의 어르신 봉사단원이 다른 회원들보다 더 열심히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다른 감동을 받기도 했다.
박 회장은 또 “현지주민들도 이 사업에 동참하기를 강력하게 권고했고, 맨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주민들이 힘을 합쳤다”면서 “스스로 환경을 개선하는 의지를 보이면 성공할 수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게 된 것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청주시새마을회는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된 직지심체요절을 홍보하기위해 청주고인쇄박물관으로부터 전달받은 직지깃발과 책갈피를 배포하고 직지 영인본을 작은도서관에 비치했다. 민간 청주시 홍보사절이 된 것이다.
박 회장은 2016년 3월 3대 회장에 선출된 뒤 소외이웃을 위한 봉사와 다양한 지역공동체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 2월에는 4대 회장에 만장일치로 재선임했다.
얼굴을 씻으며 무더위를 식히고 있는 박연규 회장. / 청주시새마을회 제공
박 회장은 지난 1986년 농협에 입사한 이후 2017년 퇴직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대관(對官)업무에 종사한 보기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박회장은 1997년 농협이 처음으로 충북도금고를 유치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당시 제일은행과 충북은행의 치열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처음으로 도금고를 유치할 때 최초로 유치 아이디어를 냈던 게 그였다.
그의 대관업무 철학은 ‘낮은 눈높이’와 ‘섬세함’이었다. 그는 도청출장소장 시절 단체장이든, 하급직원이든 똑같은 내용의 명절선물을 보내면서 직원들과 눈높이를 맞췄다. 또 지역사회의 ‘집사’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제 지역 새마을운동의 새로운 지도자로 변신한 그의 라오스 봉사 프로젝트가 어떤 열매를 달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