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위드코로나에 대비해야 한다

손현준 교수(충북대 의대 기초의학교실, 노인병전문인정의)
   
뉴스 | 입력: 2021-09-22 | 작성: admin@admin.co.kr 기자

 

지난 18일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손현준 충북대 교수./손현준 교수 제공 

 

최근 기초의학회에서 보고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코로나19 발생이후 1년간 노인 사망은 예측대비 0.6%가 줄어든 반면 20~34세 구간 젊은이들의 사망은 15%이상 초과 발생하였다.


하염없는 거리두기로 인한 도산과 자살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런 방식의 바이러스 전파차단 방역은 지속할 수 없는 정책이다.


위드코로나는 코로나19를 감기처럼 취급하고 방역은 개인 차원으로 맡기는 것이다.


그동안 전국민을 사로잡았던 공포감으로 인한 활동의 제약은 각종 행정 규제를 통한 의무와 처벌을 푼다고 해도 바로 해결될지는 의문이다.


방역당국의 노력을 폄훼하는 것이 아니다. TV에 자주 나오는 감염내과의사들 이나 의료계가 당국보다 더 과민하게 반응한 면이 있었지만 질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팬데믹 발생 초기에는 과도하게 조심하는 것이 틀렸다고는 할 수는 없다(KF94마스크가 아니면 곧 죽을 것처럼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여 마스크 대란을 일으키고 전국민을 약국 앞에 줄을 세운 웃픈 일도 있었지만 지나간 추억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이해와 대응 방법을 어느 정도 터득한 올해 초부터는 위드코로나에 대한 전망과 대비가 있어야 했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공감을 확보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합의기구를 만들겠다고 작년 3월에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후속 조치가 없고 하염없는 거리두기만 연장하고 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하루 1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에 대비하는 충분한 병상을 확보하는 것이다. 입원이 필요한 환자는 2%정도이다. 작년 초 대구에서처럼 한 지역에 환자 발생이 집중되지 않고 분산된다면 충분히 병상을 확보할 수 있다.

 

지금까지 격리에 방점을 찍은 생활치료센터보다 치료에 집중하는 정책 전환을 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기존 종합병원은 코로나19환자로부터 기저질환을 가진 다른 환자들을 보호해야하기 때문에 인력과 물품의 동선을 분리하는 문제로 효율성이 심각하게 저해된다.


현재 동원 가능한 의료기관을 점검하고 코로나19 전담의료기관으로 지정하거나 임시병원이라도 설치해야 한다. 중앙정부만 바라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지방정부도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이런 대비는 하지 않으면서 하염없는 거리두기만 연장해서는 곤란하다.

 

. 위드코로나는 백신접종 70% 되어야 가능하다는 말은 근거가 있는가?

 

근거가 미약하다. 오히려 고령층이나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접종이 충분한지를 따져보는 것이 옳다. 청소년을 포함한 전국민을 볼모로 하는 접종률이 낮다는 핑계는 바이러스 확산을 걱정하는 방역 당국의 심리적 안전장치로 보인다.

 

 

 


 

백신 접종은 중증도를 낮추기는 하지만 감염 자체를 막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규제를 푼 영국에서도 입원환자의 절반은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다.


만약 지금처럼 하루 2,000명대의 확진자 발생이 계속된다면 집단면역을 형성하는데 100년이 걸린다. 하루에 1만명에서 수만명까지 확진자가 증가하더라도 그 2% 정도 되는 환자를 입원시켜서 치료해 낼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 코로나19가 감기와 같은 점은?


일반 감기바이러스로서 코로나(왕관) 모양을 한 RNA바이러스가 흔하다. 그런 바이러스들도 모두 처음에는 인류에게 생소한 변종이었다. 코로나19도 수많은 변이를 일으키지만 점점 그렇게 토착화 될 것이다.


사망률도 0.5 ~ 0.3% 정도로 일반 감기와 비슷해 졌다. 감기이지만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한꺼번에 환자가 폭증할 경우 의료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환자의 증가에 당황하지 않는 의료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가 강조하는 핵심이다.

 

. 사망률이 낮아진 이유는? 효과적인 치료방법은?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대처방법을 터득했다는 것이다(백신이 중증도를 낮추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얼마나 낮추었는지는 더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염증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소염제를 적기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WHO 보고서나 Nature 저널 등 여러 논문에서 저렴하고 흔하게 사용되는 스테로이드가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면서 돌파구(breakthrough)’라고 하였다. 몇 백원에서 몇 십원짜리 덱사메타손이나 프레드니솔론 같은 스테로이드 소염제가 지금까지 코로나19 사망률을 현저하게 낮춘 유일한 치료제이다.

 

항체치료제는 중증으로 넘어간 환자에게는 효과가 미미했고 항바이러스 주사제 람데시비르 또한 코로나19 회복시간만 줄이고 사망률을 낮추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먹는 항바이러스제로 약값이 1인당 90만원이 넘는 신약 몰누피라비르는 신속허가를 받았다고 하지만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약이다. 약값도 문제이고 이런 약은 독성이나 발암성 등 부작용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므로 임상시험의 위험을 안으면서 거액의 돈까지 주는 꼴이 될 수 있다.


원래 감기 바이러스는 호흡상피세포로 조용히 들어와서 세포의 복제 장치를 몰래 사용하여 증식한 후에 침방울을 타고 날아가면서 며칠 지나면 세포로부터 자연히 제거된다. 작년초에 나타난 코로나19가 무서웠던 이유는 바이러스 자체가 독해서라기보다 숙주의 과도한 염증 반응으로 호흡곤란이 초래되는 것이었다.


이 바이러스가 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근거는 없다. 허파 속 공기와 혈류 사이의 0.1마이크로미터 정도 되는 거리에는 허파꽈리세포와 모세혈관내막세포가 있는데 과도한 염증반응으로 이 공기와 혈류 사이를 삼출액이 막게 되면 숨을 쉬더라도 가스교환을 방해하게 된다.

 

 

지난 17일 오송 질병관리청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손 교수./손현준 교수 제공 

 

 

 

부검 소견에서 허파의 미세혈전이 발견되기도 하는데 혈전 또한 과도한 염증반응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인종에 따른 차이가 있는데 흑인에서는 혈전이 더 많이 생겨서 더 위험하고 히스패닉이나 백인 보다 호흡곤란으로 인한 사망률은 우리가 더 낮다.


인구구조에서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20년간 급격하게 높아진 것도 사망률이 높은 원인 중 하나이다. 요양시설이나 자택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면서 노인 환자들을 장기간 진료한 경험이 있는 나는 감기가 유행할 때 80대 노인 20% 정도가 한 계절에 돌아가시는 것을 몇 차례 본 적이 있다.


고령층에서는 단순한 감기라도 쉽게 폐렴으로 진행할 수 있다. 고령에서의 폐렴은 2차감염으로 인한 세균성 폐렴이나 패혈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노쇠로 인한 폐렴은 너무나 흔하기 때문에 사망의 원인이라기보다 기전에 가깝다고 보고 사망진단서에 폐렴을 쓰지 말고 노쇠라고만 쓰는 것이 옳다고 할 정도이다.


하지만 사망진단서 작성 교육을 받은 지 오래된 많은 의사들은 폐렴을 먼저 쓰고 선행사인으로 노쇠라고 적고 있는데 이런 사망진단서가 통계청으로 넘어가서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 사인 통계에는 폐렴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노인이든 젊은 사람이든 염증반응으로 허파꽈리에 삼출액이 쌓이면 기침을 열심히 해서 제거해야 하는데 노인은 기침을 효과적으로 할 정도의 기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스테로이드 소염제를 적기에 투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침을 열심히 하라고 독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히 노인에서는 진해제를 함부로 쓰면 기침을 억제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호흡을 잘 하는지 기침을 잘 하는지 관찰하다가 필요하면 등을 두드려주고 잠을 깨워서라도 시켜야 된다. 허파환기가 저해되면 가스교환이 줄어들고 의식이 혼미해지면서 호흡조절중추에 영향을 줘서 호흡을 더 안하게 될 수 있다. 무조건 산소를 줘서도 안된다. 고농도 산소는 호흡조절중추에 음성되먹임을 하여 호흡을 덜 하게 한다.


호흡기내과나 감염내과 전문의가 만나게 되는 환자는 스스로 허파환기와 가스교환을 충분히 해 낼 수 없는 확진자 중 1% 정도의 중환자들이다. 기관삽관을 하고 기계호흡에 맡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기 전에 입원 시켜서 치료를 해 줄 수 있는 시설의 확보가 중요하다.


1인당 300만원이 드는 생활치료센터 1인실 보다 90만원이 드는 먹는 항바이러스제보다 환자들끼리 서로 관찰하면서 의료진과 소통하고 적절하게 소염제를 투여하고 기침과 호흡을 독려하다 보면 대개 1~2주 만에 낫게 된다. 이런 치료가 가능한 다인실 병실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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