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한지 5일 만에 해산예고편지 받은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

국제스포츠경기단체총연합회 5월 해산여부 결정...WMC ‘백척간두’
   
뉴스 | 입력: 2022-01-20 | 작성: 안태희 기자

 

지난 해 11월 17일 회원들에게 국제스포츠경기단체총연합회(GAISF)해산을 예고하는 편지를 보낸 페르아니 회장./GAISF 홈페이지 캡쳐

 

[소셜미디어태희=안태희]


지난해 1119인사이드더게임즈(insidethegames)’단독 국제스포츠경기단체총연합회(GAISF) 2022년에 해산한다라는 기사를 냈다.

 

페르아니(Ferianni) 새 회장이 이틀전에 회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GAISF 해산을 언급했다는 이 기사는 충북도가 애지중지 국제적 스포츠단체로 키워온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World Martial Arts Masterships Committee)에 쓰나미 경보와 같았다.


특히 인사이드더게임즈는 기사에서 페르아니 회장이 편지에서 내가 GAISF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에 이미 논의된 대로 GAISF의 해산이 의제중 하나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GAISF해산 예고 편지 발송을 보도한 인사이드더게임즈(insidethegames) 홈페이지.

 

게다가 다섯 명의 회원이 테크스포스를 꾸려 해산 프로세스를 시작했고 이는 소규모 스포츠나 조직에게 경고를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소규모 스포츠인 WMC를 두고 한 말처럼.


페르아니 회장의 편지는 오랜 기간동안 IOC를 중심으로 GAISF 해산이 논의되어 왔고, IOC 멤버였던 페르아니가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해산논의가 가속화됐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문제는 페르아니 회장이 이 서한을 보낸게 WMCGAISF 회원으로 가입한지 5일만이라는 것이다.


WMC는 지난 해 1112일 총회에서 3개의 단체 중 1곳으로 가입됐는데, 5일후인 17일에 신임 회장이 회원들에게 해산을 예고하는 편지를 쓴 것이다.


가입비 3000CHF(스위스프랑, 390만원 상당)을 냈던 WMC에게는 가입신고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퇴거통보를 받은 격이 됐다.

 

 

WMC는 투표권이 없다


GAISF 해산여부는 오는 5월에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WMCGAISF가 해산을 하든, 존치를 하든 구경만 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WMC는 투표권이 없는 준회원(associate member)이어서 정회원(full member)의 투표결과를 따라야만 한다WMC는 대신 회원(member)으로는 불리고 정회원의 75%에 해당하는 연회비를 낸다.

 

 

2018년 12월 페트릭 바우만 GAISF 회장(왼쪽)을 만난 이시종 지사./충북도 제공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예산낭비 논란에 휩싸여 있는 WMC는 그래도 GAISF 100여개 회원단체 중 유일하게 충북에 사무국을 둔 곳이다.


지난 1967년 스위스 로잔에서 26개 세계스포츠연맹들이 만나 출범한 GAISF(General Association of International Sports Federations)는 국제양궁연맹, 국제펜싱연맹, 국제체조연맹, 국제하키연맹, 국제유도연맹 등 올림픽종목과 비올림픽종목단체까지 100개 정도가 가입돼 있다.


그동안 GAISF 가입을 위해 쏟았던 충북도의 노력은 가히 눈물겹다.


201810월 준회원 가입신청서 초안을 제출했으며, 20191월에는 반기문 명예대회장이 GAISF에 협력을 건의했다.


20193월 세계무예마스터십이 GAISF의 공식 후원대회로 승인됐고, 그 때 GAISF 준회원 가입 및 승인을 요청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202111월에 준회원으로 가입된 것이다.

 

 

해산 안해도 WMC 바람 앞 촛불신세

 

오는 5월 총회에서 해산이 확정될 경우 GAISF는 즉각적으로 활동이 중지된다.


이럴 경우 GAISF 가입을 무예마스터십과 무예산업 활성화의 중대한 기회로 여긴 충북도와 WMC는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GAISF 홈페이지에 소개된 2021년 가입회원들.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가 보인다./GAISF 홈페이지 캡쳐

 

 

세계적인 무예스포츠 메카로 자리잡겠다는 원대한 계획 자체가 닭 쫓던 개 지붕쳐다 보는 격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해 129일 충북경제포럼 행사에서 무예를 처음으로 축제를 만들고 시합을 만든 게 전데, 신이 위대한 선물을 어떻게 나한테까지 남겨주셨지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한 이시종 지사는 자신의 임기만료 전에 GAISF가 해산되는 것을 볼수도 있다.

 

이 지사는 당시 무예마스터십과 무예관련 산업 육성의지도 강하게 표출했다.


이 지사는 앞으로 무예문화산업을 발전시켜 무예영화제, 공모전, 애니매이션으로 키워나가겠다면서 무예제조산업을 만들겠다. 전세계 시장규모가 수 천조원이기 때문에 충북을 무예의 성지로 만들어 브랜드를 잘 정비하면 무예관련 복장 이런 것들이 날개돋친 듯이 팔릴 거다고 말했다.

 

 

희망은 남아 있다지만...


페르아니 회장의 편지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지만 실제로 GAISF가 해산될지는 미지수다.


Sports Destination ManagementGAISF의 회원단체의 반발과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


우선 Sports Destination ManagementGAISF 홈페이지에 회장의 서한관련 내용이 없는 점, 국제인명구조연맹(International Lifesaving Federation) 등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을 보도했다.

 

 

국제인명구조연맹이 GAISF 해산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편지./Sports Destination Management 캡쳐

 

 

국제인명구조연맹(International Lifesaving Federation)GAISF의 행동이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일이며 조직이 부실한 관리라고 비난하면서 GAISF에 반발하고 있다.


이 연맹은 다른 회원들에게도 GAISF 해산에 반대 의견을 표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2023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WCG(World Combat Games)를 비롯해 World Mind Games World Urban GameGAISF가 관여돼 있기도 하다.


허건식 WMC 기획경영부장도 최근 중부매일에 기고한 글에서 국제스포츠연맹들은 GAISF 정관상 오는 5GAISF 정기총회에서 해산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해산된다고 해도) GAISF는 국제연맹들의 연합체이기 때문에 GAISF 회원단체들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지배적이라고 썼다.


허 부장은 “GAISF 해산 후 IOC와 통합이 이루어진다면 WMCIOC 인정단체로 승인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썼다.


그러나 그의 희망처럼 될지는 미지수다

 

이시종 지사의 임기는 6월말에 끝난다. WMC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