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심의보, ‘느긋한’ 김진균·윤건영

충북교육감 보수후보 단일화 ‘안갯속’...4년 후 노림수까지 영향
   
뉴스 | 입력: 2022-02-16 | 작성: 안태희 기자
충북교육청 전경 

 

 

[소셜미디어태희=안태희]

 

지난 16일 심의보 충북교육감 예비후보가 보수후보 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섰으나, 김진균·윤건영 예비후보는 느긋한 것 같다.

 

심 예비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건 모양새지만, 나머지 후보들은 4년후까지 내다보면서 단일화 정국에 대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맥빠진 김병우 교육감 관련 수사에 주도권 노림수


보수후보의 단일화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13의 구도로는 보수후보들의 패배가 명약관화하기 때문에 11 구도를 만들어야 승리 가능성이 있다는 교육계 안팎의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심 예비후보가 일찌감치 후보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선 배경 중의 하나는 검찰의 충북교육청에 대한 비리의혹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간 것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지난 15일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 관계자들이 청주지방검찰청 앞에서 충북교육청 관련 수사에 대해 검찰에 항의하고 있다./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 제공

 

검찰이 김 교육감은커녕 교육청 관계자를 단 한 명도 기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거가 4개월도 남지 않게 되면서, 단일화만이 유일한 승부수라고 본 심 예비후보측이 주도권을 쥐려고 단일화 논의에 불을 지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심 예비후보는 단일화를 제안하면서 김 교육감에 반대하는 후보들의 분열은 필패라면서 다른 예비후보들을 압박했다.

 

4년 후 보수집권 가능성이 오히려 단일화 걸림돌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전교조 충북지부가 최근 김병우 교육감을 거세게 압박하고 나선 것을 4년후 집권계획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교육감이 12년이나 집권하면 진보교육감에 대한 도민들의 식상함이 커져 4년후 선거에서 보수후보의 당선가능성이 높다는게 진보진영 일각의 걱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교육의 대표단체인 전교조측이 일찌감치 김 교육감과 대립양상을 보이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외양을 넓히려는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여유있는' 김병우 교육감. 김교육감이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은혜 교육부장관의 지방선거 불출마에 대한 글을 올렸다./김병우 페이스북 캡쳐

 

현재 진보교육 진영에서는 김상열 음성교육장과 전교조 출신 한 두 명이 차기 교육감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4년 후 보수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이번 보수후보 단일화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 예비후보가 이날 단일화 제안에 대해 자신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것으로 대응한 것이 단적인 예다.


김 예비후보는 몇 가지 입장에서 심의보 예비후보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면서 "아직도 이념의 틀에 벗어나지 못하고 교육을 진보와 보수라는 틀에 가두고 생각하는 것에는 회의적이라는 것이 저의 교육철학이고 소신"이라고 밝혔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외연을 확장하려는 김 예비후보의 대응이야말로 이번 단일화 논의에서 가장 돋보이는 반격’으로 해석되고 있다.


후보자 나이도 '변수'

 

특히 김 예비후보나 윤 예비후보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낙선하더라도 4년 후를 노릴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단일화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


심 예비후보는 68, 김 예비후보는 58, 윤 예비후보는 62세다. 우리나라 교사의 정년은 62세이고, 교수는 65세다.


김 예비후보나 윤 예비후보는 4년후에도 퇴물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 나이다.

 

 

 

 

윤 예비후보가 "단일화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출마 선언을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단일화를 논의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밝힌 것도 심 예비후보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따라 앞으로 보수후보간 단일화 논의는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간의 단일화 논의만큼이나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김 후보나 윤 후보의 경우 올해 낙선하더라고 4년후를 노릴 수 있는데, 자신으로 단일화되지 않을거면 왜 굳이 단일화를 하겠느냐라면서 심 후보의 경우 나이도 있고 해서 이번에 마지막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초조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후보간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단일화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