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전경
[소셜미디어태희=안태희]
지난 16일 심의보 충북교육감 예비후보가 보수후보 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섰으나, 김진균·윤건영 예비후보는 느긋한 것 같다.
심 예비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건 모양새지만, 나머지 후보들은 4년후까지 내다보면서 단일화 정국에 대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맥빠진 김병우 교육감 관련 수사에 주도권 노림수
보수후보의 단일화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1대 3의 구도로는 보수후보들의 패배가 명약관화하기 때문에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승리 가능성이 있다는 교육계 안팎의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심 예비후보가 일찌감치 후보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선 배경 중의 하나는 검찰의 충북교육청에 대한 비리의혹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간 것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지난 15일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 관계자들이 청주지방검찰청 앞에서 충북교육청 관련 수사에 대해 검찰에 항의하고 있다./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 제공
검찰이 김 교육감은커녕 교육청 관계자를 단 한 명도 기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거가 4개월도 남지 않게 되면서, 단일화만이 유일한 승부수라고 본 심 예비후보측이 주도권을 쥐려고 단일화 논의에 불을 지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심 예비후보는 단일화를 제안하면서 “김 교육감에 반대하는 후보들의 분열은 필패”라면서 다른 예비후보들을 압박했다.
4년 후 보수집권 가능성이 오히려 단일화 걸림돌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전교조 충북지부가 최근 김병우 교육감을 거세게 압박하고 나선 것을 4년후 집권계획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교육감이 12년이나 집권하면 진보교육감에 대한 도민들의 식상함이 커져 4년후 선거에서 보수후보의 당선가능성이 높다는게 진보진영 일각의 걱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교육의 대표단체인 전교조측이 일찌감치 김 교육감과 대립양상을 보이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외양을 넓히려는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여유있는' 김병우 교육감. 김교육감이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은혜 교육부장관의 지방선거 불출마에 대한 글을 올렸다./김병우 페이스북 캡쳐
현재 진보교육 진영에서는 김상열 음성교육장과 전교조 출신 한 두 명이 차기 교육감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4년 후 보수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이번 보수후보 단일화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 예비후보가 이날 단일화 제안에 대해 자신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것으로 대응한 것이 단적인 예다.
김 예비후보는 “몇 가지 입장에서 심의보 예비후보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면서 "아직도 이념의 틀에 벗어나지 못하고 교육을 진보와 보수라는 틀에 가두고 생각하는 것에는 회의적이라는 것이 저의 교육철학이고 소신"이라고 밝혔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외연을 확장하려는 김 예비후보의 대응이야말로 이번 단일화 논의에서 가장 돋보이는 ‘반격’으로 해석되고 있다.
후보자 나이도 '변수'
특히 김 예비후보나 윤 예비후보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 낙선하더라도 4년 후를 노릴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단일화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
심 예비후보는 68세, 김 예비후보는 58세, 윤 예비후보는 62세다. 우리나라 교사의 정년은 62세이고, 교수는 65세다.
김 예비후보나 윤 예비후보는 4년후에도 ‘퇴물’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 나이다.

윤 예비후보가 "단일화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출마 선언을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단일화를 논의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밝힌 것도 심 예비후보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따라 앞으로 보수후보간 단일화 논의는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간의 단일화 논의만큼이나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김 후보나 윤 후보의 경우 올해 낙선하더라고 4년후를 노릴 수 있는데, 자신으로 단일화되지 않을거면 왜 굳이 단일화를 하겠느냐”라면서 “심 후보의 경우 나이도 있고 해서 이번에 마지막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초조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후보간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단일화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