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태희]
김영환 충북지사가 직원들에게는 오송참사 2주기 추모기간에 음주회식을 자제하라고 지시해놓고, 정작 자신은 지방의원들과 술자리를 한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14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김 지사가 지난 12일 오후 6시 30분쯤 청주시 흥덕구 강서동의 염소전문 음식점에서 김현기 청주시의회 의장 등과 소주와 맥주를 곁들인 회식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자리에는 김 지사와 김 의장 말고도 남연심·이완복·정태훈 청주시의원등 모두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함께 했습니다.
지난 12일 청주의 한 염소전문음식점에서 음주회식을 한 사람들. 김현기 청주시의회 의장, 이완복 청주시의원, 김영환 충북지사, 남연심 청주시의원, 정태훈 청주시의원(왼쪽부터)
이날 음주회식 자리가 밝혀진 것은 참석자 중 한 명인 이 의원이 자신이 가입돼 있는 단톡방에 참석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식당 주인이 찍은 사진에는 김 지사와 김 의장 등 참석자들의 모습이 보이며, 김 의장과 이 의원, 정 의원은 술잔을 들었습니다.
김 지사는 남 의원 뒤에 섰고, 김 지사와 남 의원은 술잔을 들지 않았습니다.
사진상으로는 소주 3병과 맥주 2병이 식탁에 올려져 있으며, 이중 소주 1병과 맥주 2병은 따진 상태였습니다.
한 참석자는 <미디어태희>와의 통화에서 “이날 자리는 오송참사 추모기간이 정해지기 훨씬 이전인 한 달 전쯤에 마련됐다”면서 “당일에도 김 지사가 일정관계상 1시간이나 늦게 참석했고, 술도 한두잔만 마신뒤 30분 정도 있다가 먼저 갔다”고 말했습니다.

김영환 지사 앞 식탁에 놓인 술병들.
그러나 김 지사의 음주회식이 알려지면서 김 지사의 이중적 태도를 비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오송참사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직원에게 음주회식을 자제하라고 지시해놓고 자신은 버젓이 술을 마셨다는게 말이 되냐”라면서 “말로만 애도를 외친 김 지사의 행태에 유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도 성명을 내고 "김영환 지사는 즉시 유가족과 도민 앞에 진심으로 석고대죄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라"라면서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가벼이 여기는 국민의힘 김영환 지사와 청주시의원들의 몰상식한 행태에 대해 도민들은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완복 청주시의원(왼쪽에서 두번째)이 단톡방에 올린 내용캡쳐.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도 "추모와 애도로 보내야 할 추모주간 중에 정작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으로 보내야 할 도지사와 청주시의회 의장, 청주시의원 들이 술자리 만찬을 벌였다는 것은 주민의 대표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조차 망각하고 외면한, 충북도와 청주시의 ‘오송참사 2주기 추모주간’에 대한 진정성조차 의심케 만들기에 충분한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지사는 지난 8일 충북도청 소회의실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유가족의 아픔과 도민의 상처를 보듬는 일에 소홀함이 없도록 도가 앞장서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23년 3월 제천산불중에 충주에서 건배하는 김영환지사./박진희 의원 제공
이에 앞서 충북도는 지난 4일 “도는 추모주간에 전 직원이 추모리본을 달고, 회의나 행사 개최시 묵념을 진행하며, 음주 회식과 유흥을 적극 자제함으로써 경건한 추모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충북도측은 "추모 기간에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김 지사측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김 지사는 지난 2023년 3월 30일 제천 산불 때도 현장에 가지 않고 충주에서 술자리를 가졌다가 큰 물의를 빚은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김 지사측은 “술을 마시고 노래를 사양하지 않은 사려 깊지 않은 행동을 도민께 사과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